1980~1990년대, 단관시대의 퇴조
1980년대는 프로야구가 개막되는 등 다양한 레저붐으로 여가문화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1980년 현재 부산의 극장 보유수는 33개소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1980년대 들어 개관을 본 극장은 총 5개소에 그쳤다. 1983년 남포동의 혜성극장과 구포동의 국제극장, 1987년 부전동의 은아극장과 노후된 노동회관극장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현대극장이 신축됐다. 같은 해 서울극장 대표 곽정환은 남포동의 왕자극장을 인수, 개축하여 개봉관 아카데미 극장이 개관됐다. 한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연제흠은 19 34년에 개관된 부산극장을 48년만인 1982년에 철거, 1,491석의 현대식 영화관으로 재신축하여 남포동 시대의 부활을 주도해가며 부산 극장가의 면모를 일신해갔다.
1980년대 부산 극장가의 이변을 손꼽으면 단관시대가 퇴조 현상을 보이는 사이 1983년 등장하는 소극장시대와 더불어 비상업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 영화공간의 등장이다. 이미 1949년 개원된 부산 미국문화원은 자국영화를 소개해온 지 오래였으며 1980년 9월 15일 남구 대연동에 개원된 프랑스문화원은 프랑스의 고전 영화로부터 신작이 정기적으로 소개돼 시네마테크를 대신하는 기능을 하면서 급 부상해 갔다. 중구 대청동의 천주교 부산교구청이 세운 부산가톨릭센터는 1983년부터 국내외 우수영화를, 1990년 문현로터리에 다목적 문화공간인 눌원아트홀이 개관되는 등 이들 공간에서는 다양성 영화들이 상영되어 부산국제영화제가 태동되는 구심점역할을 해 주는 곳으로 자리매김해갔다.
1990년대 들어 세워진 극장은 총 5곳으로 1995년 부전동 옛 동보극장 자리에 신축된 동보프라자, 1996년 우동 그랜드호텔 내에 개관된 그랜드 맥스극장과 민락동 MBC 시네마홀, 1999년 수영만 요트경기장 내의 시네마테크부산, 부평동의 국도극장 2관이 마지막 단관으로 개관되었으나 이후 극장은 국도극장 예술관으로 경영돼오다 2008년 폐관되었다.
광복 후 개관 1호를 기록한 1947년의 북성영화극장을 시작으로 1950년대 30개소, 1960년대 30개소, 1970년대 5개소, 1980년대 5개소, 1990년대 5개소의 극장까지 총 76개소의 단관극장은 1990년대 등장하는 복합 영화관시대 이후 퇴조되고 말았다.
현재 경영되고 있는 단관 2개소는 2008년 남구 대연3동 소재 가람아트홀 내에 둥지를 튼 143석의 국도앤가람예술관과 2009년 중구 대청동 가톨릭센터 1층 내 200석의 아트씨어터 씨앤씨다. 이들 극장은 대안영화 상영공간으로 일반영화관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영화들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