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시대: 48개소 극장 개관
1980년대 부산 극장가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했다. 단관극장이 1971년 현재 60개관이 상존했으나 1970년대 경기 침체로 인해 1979년 37개관, 1980년 33개관, 1981년 들어서는 30개관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던 그해 12월 31일 발효된 공연법 개정으로 기존의 건축물을 활용하여 120~150석 내외의 소형 영화관인 소극장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소극장의 출범은 1982년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에 총 11개 극장이 개관 경영되자 부산에서도 같은 해 12월 15일 중구 창선동 소재 옛 동아극장 건물인 동아데파트에 160석의 대아극장이 처음으로 개관(1983년 3월 1일 동아극장으로 개명)되어 부산도 본격적인 소극장 경영 시대를 열어 갔다. 뒤를 이은 소극장 2호는 1983년 동아극장과는 근거리인 광복동에 소재했던 푸른극장과 남포동의 문화극장, 서면 부전동의 강남극장, 북성극장, 태화극장이 차례로 세워져 그해 총 5개소의 소극장이 문을 열었다.
1984년 동래구 서동의 동남극장, 1985년에는 부전동의 금성극장 각 1곳에 그쳤으나 1986년 들어서 파도극장, 명화극장, 명보극장, 아세아극장, 한일극장, 서면극장, 시네마극장, 프라자극장, 중앙극장, 수영극장, 아카데미극장 등 무려 11개의 소극장이 개관됐다. 1987년에도 코리아극장, 허리우드극장, 오스카극장, 호반극장, 스파극장, 은아스카라극장, 사상극장, 자유극장 등 8개소가 생겨나 소극장은 5년만에 총 27개소가 개관, 그 중 1개소가 폐관되어 26개소가 분포했다. 통계적으로는 부산지역 극장 총 48개소 중 소극장이 단관 22개소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현상까지 드러냈다.
소극장의 신설은 다음 해에도 계속됐다. 1988년 강남Ⅱ극장, 고려극장, 연흥극장, 충무극장, 괴정극장, 에덴극장, 대원극장, 롯데극장, 남포극장, 삼보극장 등 10개 극장, 1989년 들어서는 피카디리극장, 태화극장, 연산극장 등 3개소로 주춤세를 보였다. 이후 1990년 엔젤극장, 1991년 대도Ⅰ극장, 대도Ⅱ극장, 현대Ⅱ극장 3개소, 1992년 강남극장, 1993년에는 금강시네마, 연흥Ⅱ극장, 보림Ⅱ극장을 마지막으로 11년간 총 48개의 소극장이 개관되었다. 그러나 소극장은 흥행을 노린 업자들의 난립으로 인해 마구잡이식으로 선택된 극장의 위치 선정과 관객 유치를 위한 프로 수급의 경쟁에서 주 상영작인 성인물의 사회적 인식 변화와 냉대로 열기가 식으면서 소극장 등장 5년만인 1987년 범일2동에 소재했던 허리우드극장이 당해연도에 폐관되는 등 쇠퇴의 길로 접어들면서 폐관 2호는 1988년 부전2동의 태화극장이 6년만에 문을 닫았다. 1990년 프라자극장, 1991년에는 푸른극장, 강남극장, 문화극장, 금성극장, 아세아극장, 아카데미극장, 코리아극장, 강남Ⅱ극장, 괴정극장 등 9개소, 1992년 들어서도 동남극장, 명화극장, 에덴극장, 명보극장, 중앙극장, 오스카극장, 충무극장, 대원극장, 피카디리극장, 태화극장, 연산극장 등 11개소가 연이어 문을 닫자 침체의 늪에 빠진 소극장의 폐관은 해마다 속출했다. 1993년은 소극장 1호인 대아(동아)극장, 북성극장, 파도극장, 남포극장, 대도Ⅰ극장 5개소, 1994년은 한일극장, 서면극장, 자유극장, 엔젤극장, 대도Ⅱ극장, 금강시네마 6개소, 1995년은 수영극장, 호반극장, 사상극장, 고려극장 4개소, 1997년은 보림2관, 1999년은 은아2관, 연흥1관, 연흥2관이 폐관되면서 소극장 시대는 20년이 채못되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소극장의 상존 기간은 매우 짧았다. 1, 2, 3년이 각 1개소, 4년 6개소, 5년 8개소로 1~5년까지가 총 17개소로 전체 35%를 차지할만큼 단명에 그쳤다. 6~9년은 22개소, 10~12년 6개소, 13~17년은 3개소에 불과했다.
소극장이 상존했던 소재지를 구역별로 보면 부산진구가 18개소로 가장 많은 분포를 했다. 18개소 모두가 부전동 복개천 도로변에 밀집했으며 전체 소극장의 ⅓을 점유했었다. 다음은 중구 지역으로 남포동에 연흥극장과 문화극장 등 7개소, 창선동의 동아극장과 시네마극장, 부평동의 충무극장과 삼보극장, 광복동의 푸른극장 등 총 12개소가 산재했었다. 북구는 덕천동, 구포동, 괘법동에 6개소, 동래구는 서동, 온천동에 4개소, 남구, 사하구, 동구는 각 2개소, 그 외 해운대구, 연제구에 각 1개소로 소극장은 지역별로 고른 분포를 했다. 좌석 비율로는 120~150석 내가 4개소, 151~200석 17개소, 201~250석이 19개소로 가장 많았으며 251~299석은 8개소였다. 소극장의 출범 초기에는 기존 단관의 낡은 시설에 비해 150~200석 내외의 아늑한 분위기에 젊은 관객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얻으며 영화인구의 저변 확대에 기대를 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극장이 작품수급이 원활치 못한 나머지 필름이 돌고돌아 비가 내리는 영화를 상영, 3번관 수준으로 퇴보되는 등 시설마저 지하, 지상 2, 3층 건물을 임대 운영하면서 소방 안전은 물론 극장이 위치했던 주변 지역에 주점, 나이트클럽 등 소비문화가 이웃한 나머지 대중문화 공간이라는 인식보다는 비건전한 문화적 온상지로 지탄받으면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20년 미만의 단기간에 완전 도태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