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된 상생관은 소화관, 보래관, 부산영화극장과 함께 1945년 12월 17일 일제강점기때 사용되어 오던 극장명을 우리 손으로 작명하기 위해 현상금 4,000원을 내걸고 선정에 들어가 대중극장(大衆劇場)이라는 명칭으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1946년 1월 1일부터 불려졌다. 당시 부산부 서정 1정목 34번지 소재의 대중극장은 미군정이 선포된 후 한때 미군교회로도 사용되었으나 극장이 부산시 소유로 이관되어 관리되면서 1946년 홍○원에 이어 같은 해 3월 15일 일인 소유 극장 관리인 선정위원회가 평론가 이미근, 실업가 이현수를 공동 관리인으로 선정 관리하게 했으나 3월 22일 찔레스트 대령에 의해 백지화되었다.

<정의의 진격>이 1951년 7월 2일부터 상영중인 부민관 장내에서는 관객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상영 도중 관중 속에서 한사람이 돌연 대성통곡하여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내용인즉 기록영화 중에 원산지구에서 선량한 애국자들이 공산괴뢰군에게 무참히도 학살당하는 중 국군이 입성하자 최후까지 놈들과 저항하다 쓰러져 묻힌 수많은 애국자들의 시체를 발굴하는 장면이었는데 거기에서 자기 부친의 시체를 보고서 모친이 땅을 치고 통곡하는 장면을 확실히 보고 너무도 분격하여 자기도 모르게 통곡하여 그야말로 영화에서만 본 「부모상봉」에 이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물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1951년 7월 4일자 부산일보 “아! 아버지 시체” 뒤로 <정의의 진격> 상영 여화(餘話)

대중극장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직전인 8월 5일 극장명을 부민관(府民館)으로 바꾼 후 장인달(張仁達)의 관리하에 5년간 경영되었다. 소재지는 부산시 동광동 1가 16번지로 바뀌어 경영되어 오던 중 극장은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피난민이 넘쳐나자 임시피난민 수용소 시설로 이용되기도 했다. 1951년 2월 19일에는 문교부에 의해 전시연합대학의 개교식이 부민관에서 열리면서 학문의 장이 되기도 했다.

한편 서울서 피난왔던 많은 영화인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만든 영화들이 모두 이곳 부민관에서 공개되면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유현목 감독은 한국전쟁 전 동국대학 재학시 만든 <해풍>은 물론 신상옥 감독의 데뷔작 <악야> 등이 개봉되어 부민관은 우리 영화인들에게는 한국영화의 전당과 같은 곳이 돼주었다. 상영작은 1948년 부산에서 제작, 촬영된 이규환 감독의 <해연, 일명 갈매기>, <민족의 절규>(안경호), <독립전야>(최인규)를 시작으로, 1949년 <고구려의 혼>(임운학), <조국의 어머니>(윤대룡), <무궁화동산>(안철영), <풍랑>(우상학), <민족의 새벽>(이규환), <전우>(홍사무), <먼동이 틀때>(안진상), <성벽을 뚫고>(한형모), <수우>(안종화), <아름다운 청춘>(이병일), 1950년 <파시>(최인규), <애국자의 아들>(윤봉춘), <심판자>(김성민), <여인애사>(신경균), <연화>(강춘), <명령만 내리면>, <상춘>(김영화), <사랑의 교실>(김성민), <한국의 승리>, <한라산 전투>, <해풍>(유현목), <놀부와 흥부>(이경선), 1951년 <화랑도>(강춘), 국방부정훈국 제작 <정의의 진격>, <진격만리>(신경균), <청춘행로>(장황연), <내가 넘어온 38선>(손전), 1952년 <삼천만의 꽃다발>(신경균), <낙동강>(전창근), <악야>(신상옥), <정의의 진격 제2부>, <애정산맥>(이만흥), <성불사>(윤봉춘), 헬싱키올림픽참가 기록영화 <민족의 자랑>(장종기), <태양의 거리>(민경식), <베일의 비밀>(어요선), 1953년 <청춘>(이만흥), <고향의 등불>(장황연) 등이 상영됐다.

부민관시대의 외국영화 흥행은 부산극장, 동아극장과 함께 경쟁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양성있는 작품들을 상영했다. 쥬리안 듀비비에 감독의 프랑스영화 <상선(商船) 테나시티>, 비토리오 데시카의 <자전차 도적> 그 외 <명탐정 킹>, <귀향>, <가면의 죄의 보답>, <대평원>, <타잔의 복수>, <막스의 쌍권총>, <대지의 철마>, <모히칸족의 최후>, <캔사스기병대>, <애원의 섬>, <해협의 풍운>, <은화>, <망각의 사막으로>, <이별의 곡>, <처녀의 호수>, <괴선 니쩨보호>, <망향>, <파리의 암흑가> 등의 화제작 상영도 있었으나 일부 작품은 때 지난 영화여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